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10년 뒤, 딸과 함께 할 '아이돌 덕질'을 꿈꾼다

by cryptokorea 2022. 1. 8.
반응형

우울한 친구들이 고민 상담을 해오면 덕질을 해 보라고 조언해요. 저는 좋아하는 가수를 덕질하고, 음악을 들을 때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같이 아이돌 덕질을 할 생각이에요. 만약 10년 후에 같은 가수를 좋아하게 된다면, 딸이 저를 따돌리지 못하겠죠(웃음)!

Q. 무슨 일 하세요?

저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운영되는 글로벌 IT회사 아마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고객들이 더 쉽게 IT 인프라를 사용하실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저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안 측면에서 안전한지를 보증하는 팀에서 일합니다. 구체적으로, 고객님께 보안 관련 문의가 왔을 때 대응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보안 인증 프로젝트 매니저를 담당해 인증을 획득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Q. 하루 일과가 궁금해요.

저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고 있고, 부분적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을 하고 있어서 마음먹으면 집에서 일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유치원에서 돌아온 아이가 집에 있으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 대부분 사무실로 출근합니다. 보통 오전 8시에 출근해서 저녁 7시 30분쯤 퇴근해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아이가 이미 잠들어 있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아이가 잠들지 않은 날에는 책을 읽어주고, 그림을 그리거나 과일을 깎아주는 등 소소하게 함께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아이와 같이 해먹에 누워서 간지럼 태울 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죠(웃음). 더 격하게 놀아주고 싶지만, 체력이 부족해서 아쉽네요. 요즘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아이가 집에 있으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서 친정집으로 출근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아이를 낳기 전과 후, 커리어에 특별한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육아에 있어 운이 굉장히 좋은 케이스입니다. 양가 부모님께서 전적으로 육아를 도와주시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출산휴가 3개월 후에 바로 복직해 기존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커리어 상의 특별한 변화는 없지만,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어요. 출산 전에는 야망에 찬 회사원이었다면, 지금은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며 '가늘고 길게'를 목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수고를 덜어드리기 위해 회사에서 적당히 일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려고 노력해요. 지금 이 시간이 무사히 지나간다면, 다시 야망을 불태우게 될 수도 있겠지만요.

아이가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해" 라고 말해줄 때 제일 행복해요! ⓒ성슬언

Q. 아이를 키우고 일하면서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아이가 말을 시작하고, 자신의 생각을 저에게 전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많이 힘들었어요. "엄마랑 놀고 싶어", "엄마 회사 안 가면 안 돼?", "저 유치원 가기 싫어요. 엄마랑 놀고 싶어요" 등의 말을 또박또박할 수 있게 되면서 미안함을 느끼는 일이 많았거든요. 아이는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데, 저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많이 못 보내준 것 같았습니다.

신체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흔히 우스갯소리로 '아이를 낳으면 뇌도 같이 낳는다'고 하잖아요(웃음)*. 복직 후 업무를 하는데, 자꾸 업무 히스토리가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 정말 우울했어요. 여태껏 저는 공부도 잘하고 기억력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낳고 나니 체력적으로도 힘든 데다가 기억력도 자꾸 나빠지는 것 같더라고요. 스스로를 비하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편집자주: <일하면서 아이도 키웁니다> 5화 '엄마가 다 할 필요 없다, 죄책감 대신 체력을 키워라' 임지운 변호사의 한 마디:  "농담으로 "나는 애를 낳은 게 아니라 뇌를 낳았다"고 할 정도로 자꾸 깜빡 거리는 일이 생겨서 수시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재판 일정이나 서면 제출 일정, 아이 관련 일정을 더블 체크하곤 했어요."

Q.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동료, 후배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엄행아행'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뜻이에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동의하게 된 문구인데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이 적다는 걸로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얼마나 더 밀도 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생각하면 좋겠어요. 저도 이렇게 생각을 바꾸었더니 후회도 적고, 훨씬 기쁜 마음으로 아이와 놀아줄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팁이 있어요. 일단 아이를 맡겼다면, 마음을 비우고 부모님의 육아 방식에 따라야 한다는 거예요. 시터님이 아닌 가족이기 때문에, 육아 방식에서 나와 다른 면이 있어도 '다 우리 아이를 위해 하시는 일이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히 가지면 가정이 평화로울 거예요. 물론 저는 중간에 많이 충돌해서 힘들었지만요(웃음).

Q. 일을 더욱 탁월하게 잘 해내기 위한 슬언님만의 노력이 있을까요?

일하는 시간 동안은 최대한 집중을 합니다. 일을 미루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무조건 이 자리에서 끝내자!'라고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해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출산 후 '아이가 잠들면 일을 해야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일을 몇 번 미뤘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밤이 되면 일이 더 하기 싫어지고, 해야 할 게 남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수기로 매일 그날의 'To do list'를 씁니다. 일을 완료할 때마다 하나씩 지워나가는 기쁨이 쏠쏠하고, 해야 할 일을 빠뜨리지 않고 할 수 있거든요. 저도 이전 회사 선배님께 배운 방법인데요. 얼핏 보면 별거 아니지만, 일을 무사히 완수하는데 무척 도움이 되더라고요.

Q. 프로페셔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저는 직무, 직급에 상관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통을 잘하고, 협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쌓고, 네트워크를 잘 유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하고, 거기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편이에요. 동료들과 사이가 좋으면 자연스레 일도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일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T자형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즉, 자신의 전문 분야를 한 가지 갖추되,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얕은 지식을 넓게 가지는 거죠. 이것은 다양한 팀, 부서 사람들과 협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역량이고 경험과 공부를 통해 길러지는 힘이기 때문에 나의 자산이 됩니다.

'일잘러'에게는 T자형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온몸으로 T자형 역량이 내게 오길 불러봅니다(웃음). ⓒ성슬언

Q. 최근의 성취 중, 슬언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건 무엇인가요?

10년 다닌 직장을 뒤로하고, 처음으로 이직을 한 거예요. 지금의 회사에 이직할 때도, 육아 문제로 인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전 직장은 아이를 키우며 다니기 좋은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거든요. 근무 시간도 유연하고, 휴가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었어요. 반면 지금의 회사는 업무 강도가 높고 근무 시간이 길기로 유명했죠.

하지만 커리어적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직이다'라는 생각에 굳게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는데 고민이 많았던 만큼 스스로에게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소소한 성과로는 이직 후 자격증을 땄어요. 새로운 회사에서 새 업무를 진행하는 와중에 딴 자격증이라 더 의미가 컸습니다. 한동안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하느라 주말에도 늘 바빴는데, 남편이 아이를 봐 준 게 큰 도움이 됐어요. 제가 이직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아이를 봐주고 응원해 준 남편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Q. 슬언님은 뭘 할 때 행복감을 느끼세요?

딸이 "세상에서 엄마를 제일 사랑해"라고 해줄 때 너무 행복해요. 아이를 낳고 나서 드는 생각은 '아이가 주는 행복감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하다'는 거예요. 이건 아이를 낳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이죠. 아이를 낳은 순간부터, 우리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그로 인해 아이에게 보상심리나 대리만족을 느끼려 한다면 잘못된 관계로 발전할 위험이 있지만, 아이라는 존재로부터 받는 행복은 오직 엄마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커리어적으로는 회사에서 동료들과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제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히 전달되었을 때 쾌감을 느껴요. 저는 영어를 완벽히 잘하지 않지만, 영어로 말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지금 하는 업무도 거의 영어로 진행되고, 회의를 할 때도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그 회의를 통해 제가 생각한 결과물이 나오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Q. 일과 육아를 하며 생긴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저는 춤추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워낙 춤과 음악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 방송댄스를 배우고 있거든요. 춤을 출 때만큼은 일과 육아를 모두 잊고 저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너무 재미있어요. 엄마에게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저는 우울한 친구들이 고민 상담을 해오면 이렇게 조언을 해요. "덕질을 해 봐!"라고요. 좋아하는 가수를 덕질하고, 음악을 들을 때도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지금 제가 푹 빠져있는 가수는 강다니엘과 블랙핑크예요. 주로 댄스 음악을 좋아합니다(웃음). 나중에 아이가 크면 같이 아이돌 덕질을 할 생각이에요. 만약 10년 후에 같은 가수를 좋아하게 된다면, 딸이 저를 따돌리지 못하겠죠(웃음)!

Q. 코로나 시대를 사는 요즘, 일 또는 육아에서 생기는 어려움이 있나요?

저는 이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터져서, 업무를 인수인계받고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려웠어요. 또 지금 맡고 있는 업무가 심사를 받는 일인데, 코로나19의 불확실성 때문에 심사 일정이 계속 미뤄졌고, 비대면 심사를 받기 위해 추가로 들어가는 공수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 심사 날짜가 정해지면서 추가로 처리해야 할 일을 하고 있지만, 문제없이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유치원이 휴원에 들어갔을 때도 어려움이 많았어요. 저도 재택근무로 종일 집에 있는데 아이를 봐주시는 시어머니도 종일 집에 있었거든요. 한 집에서 셋이 오랜 시간을 함께 있으려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주더라고요. 유치원도 다시 운영을 하고, 저와 시어머니도 함께 있으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요. ⓒ성슬언

Q. 아이를 키우면서 달라진 생각이나 삶의 철학이 있나요?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든 아이와 연관해 생각하게 되었어요. '내가 하는 일을 훗날 우리 아이가 한다면 어떨까?', '아이가 나처럼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려면 영어를 잘 해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뉴스에 나오는 사회적 문제, 환경 문제 등을 보면서도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라고 기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제가 작게나마 실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어요. 환경적 측면에서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의 행동을 실천하고 있죠. 다음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마 세상의 모든 부모가 다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Q. 아이 키우는 엄마가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회적 변화를 제안한다면요?

아빠 육아휴직이 자유로워졌으면 합니다. 사회적 제도는 마련되어 있지만 사회적 시선, 사람들의 편견이 아빠의 육아휴직을 제한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에서 육아에 금전적 지원을 많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산한 여성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커리어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사회가 균형을 이루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아빠의 육아휴직금을 좀 더 높인다면, 경제적인 문제를 이유로 휴직을 망설이는 일이 줄어들 테고, 그럼 더 많은 여성이 커리어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적잖은 출산 여성들이 휴직 후 회사에 다시 복직하기가 어렵거나 금전적으로 어려워지는 등의 이유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없어서 커리어를 포기하잖아요.

또 하나는 정부에서 좋은 보육 시설을 더 많이 짓는 거예요. 어린이집 대기 순번이 돌아오지 않아서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는 워킹맘이 정말 많거든요. 정부에서 육아지원 예산에 더 많은 편성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워킹맘의 삶을 웹툰으로 그려서 SNS에 올려 볼 예정이에요. ⓒ성슬언

Q.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실제로 회사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건강까지 돌보기는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게 요즘 저의 계획입니다. 여러 가지 운동을 해보면서 저에게 잘 맞는 걸 찾고 싶어요. 지금은 방송댄스를 하고 있지만, 필라테스처럼 근육을 키우는 운동에도 재미를 붙이고 싶습니다.

저는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한때 워킹맘에 관련된 이야기를 웹툰처럼 그려서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동안은 바빠서 1년에 한두 번 그릴까 말까 했는데, 정기적으로 그려서 제 삶을 기록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워킹맘이 되고 싶어요.

Q.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나에게 '위로가 되었던 말'이 있을까요?

앞서 이야기했던 "엄행아행(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입니다. 엄마로서, 회사의 일원으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어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는 생각에 우울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엄행아행"이라는 말을 많이 해줬습니다. 지금도 스스로 이 말을 되뇌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우리 인생을 길게 보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선택해 아이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 봐요. 아이를 위한 삶이 아닌,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자고요(웃음)!

반응형